티스템 "반려견 관절염 치료…줄기세포 신약 세계 첫 허가"

입력 2021-12-08 17:39   수정 2021-12-09 10:03


“줄기세포 기반 동물용 골관절염 치료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겠습니다.”

김영실 티스템 대표는 “다음달 반려견 시장을 겨냥해 ‘조인트펫’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동물용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펫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 단백질 구성 성분인 펩타이드 기반 동물용 관절염 치료제는 있지만 줄기세포로 만든 치료제는 처음이다.
“동물용 줄기세포치료제 내달 판매”
줄기세포 기반 동물용 의약품이 허가받은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줄기세포 업체들이 동물용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티스템을 제외하곤 아직 허가 관문을 넘지 못했다.

이 회사가 첫 치료 대상으로 삼은 골관절염은 피부염과 함께 반려견의 ‘2대 질환’으로 꼽힌다. 반려견의 20%가량이 이 질환으로 고통받는다.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수의사들 중 골관절염 수술이 가능한 인원은 10% 정도”라며 “수술을 어려워하는 수의사들을 위주로 치료제를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수술비용보다 저렴하게 조인트펫을 공급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통증 개선, 병 진행 억제 효과가 있는 기존 치료제와 달리 염증을 없애줘 관절염을 낫게 하는 효능이 있는 것도 차별점으로 꼽힌다.
가성비 높고 냉장 보관 가능
티스템은 사람의 지방에 있는 줄기세포를 약물로 활용한다. 줄기세포를 범용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선 다른 개체에서 얻어낸 줄기세포를 투입했을 때 일어나는 면역거부반응을 없애야 한다. 줄기세포의 껍질에 해당하는 세포막엔 이런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단백질들이 붙어 있다. 티스템은 이 세포막을 제거한 뒤 약효를 내는 성분들만 추출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얻어낸 줄기세포추출물은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냉장 보관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기존 줄기세포 의약품은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냉동 보관해야 한다. 살아 있는 세포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줄기세포를 동결 건조하는 기술을 확보해 가루 형태로 냉장 상태(섭씨 2~8도)에서 보관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손쉽게 확보 가능한 지방에서 줄기세포추출물을 확보하는 만큼 대량생산이 가능해 기존 줄기세포 치료제 대비 생산 비용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사람용 관절염·피부염 신약도 개발
티스템은 조인트펫을 1년에 40만 병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이미 구축해놨다. 1주일 간격으로 4회 투약하는 방식이므로 반려견 10만 마리에게 맞힐 수 있는 양이다. 이 회사는 반려견의 피부 질환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샴푸와 도포제도 내년 초 판매할 계획이다. 반려견이 가장 많이 앓는 질환인 피부염과 골관절염 질환 모두에서 치료제를 내놔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티스템은 줄기세포추출물을 활용해 인체용 의약품 개발에도 도전하고 있다. 사람의 골관절염을 대상으로 한 임상 1·2상 시험계획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치료제 임상 1·2상 시험계획도 내년 제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동물용 의약품 판매와 인체용 의약품 개발을 병행해 신약 개발 역량과 실적을 모두 겸비한 바이오 기업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 티스템은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2023년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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